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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키우기(feat. 지렁이의 특징, 먹이주기, 지렁이 집)

by 아몬드바나나

평상시에는 자발적 백수이지만 간헐적 직장인으로 변신하는 엄마 덕분에 저희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즐겨 듣습니다. 예전과 달리 학교에서 방과 후에 들을 수 있는 수업은 종류도 많고 다양한 데다가 선생님들도 참 좋으셔서 늘 안심하고 보냅니다. 어제는 갑자기 방과 후 수업으로 '생명과학'을 듣는 둘째 아이가 수업에서 사용한 지렁이를 분양받아왔기에 지렁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알아봅니다. 

 

으악, 지렁이다!

통 속에 담겨있는 지렁이
통 속에 담겨있는 지렁이

생명과학시간에 받아왔다며 자랑스럽게 내미는 통에는 지렁이가 2마리 들어 있었습니다. 원래는 한마리씩 분양받는 것인데, 옆에 있던 친구에게 포켓몬 카드 1장 + 우리 집에 놀러 올 수 있는 초대권 1장을 주고 지렁이를 더 받아 2마리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지렁이는 암수가 따로 없지만 2마리가 있어야 교배 후 알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지라 꼭 2마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대요. 

 

이러나저러나 지렁이를 본 엄마는 마음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 햄스터를 키울 수는 있어도 대체 지렁이는 어떻게 키워야 한답니까? 벌써 지렁이에게 쀼쀼와 쀼리라는 이름을 붙여준 아들 녀석을 보며 엄마는 오늘도 정보의 바다에서 지렁이 키우는 법을 알아봅니다. 

 

 

지렁이 키우기

지렁이 키우기로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지렁이를 키우는 분들은 보통 낚시 미끼 용도나 음식물쓰래기 분해 용도로 키우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저처럼 가정에서 1~2마리 정도 분양받아 키우는 분들은 별로 많지 않으신 것 같아요. 아이가 가져온 지렁이가 꽤 커서인지 작은 플라스틱 통에서 자꾸 나오려고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언젠가 저 지렁이가 통에서 탈출해서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절로 듭니다.

 

 

자꾸 고개를 드는 지렁이를 못본 척하기가 어려워 일단 베란다에 놓아둔 상자텃밭으로 가 보았습니다. 얼마 전 상추 씨앗을 심어두어 한쪽은 조금씩 발아가 되고 있었는데 다른 한쪽은 전혀 발아가 되지 않고 있었거든요. 이곳에서 지렁이를 키워보기로 합니다. 

 

지렁이를 넣기 한참 전에 살짝 물을 한번 주었고, 그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지렁이를 넣어주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말하기를 너무 축축하고 습한 환경에서는 지렁이가 탈출할 염려가 있다고 해서 물이 빠지기까지 1시간가량 기다렸고, 아래 배수관을 통해 물이 고여있지 않도록 흘려보내 주었어요. 그리고 지렁이가 든 통을 뒤집어 놓아주고 30분 정도 놔두었습니다. 

 

사라진 지렁이

지렁이가 의외로 힘이 세서 통을 살짝만 뒤집어 얹어놓으니 통을 들고 막 나오더라구요. 그냥 두었다가는 지렁이가 아예 베란다 밖을 활보할 것 같아 통을 살짝 눌러 흙 밑으로 심어주고 30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와 보았더니 지렁이가 사라졌습니다. 아이가 뛰어가 지렁이를 찾아보았는데, 통에 함께 있던 흙만 남아있고 지렁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라고요. 아무래도 흙을 파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 것 같네요. 며칠 전에 상추씨앗 심는다고 흙을 고르게 일궈놓았는데, 흙이 부드러워서인지 잘 파고 내려간 것 같습니다. 

 

지렁이 먹이

지렁이의 의식주 중에 '주'만 겨우 해결한 상황이라 대체 먹이는 뭘 줘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배우기로는 무른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데, 지렁이가 완전 부지런해서 땅 위까지 올라와서 음식을 먹지는 않기 때문에 살짝 땅을 파고 음식물을 넣어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열심히 검색 신공으로 찾아보니 당근 같은 것은 잘 먹지 않고, 살짝 썩기 시작하고 물러진 멜론 같은 과일(?)을 잘 먹는다고 하네요. 지렁이에게 먹이 주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렁이 상자에 밥은 반드시 한쪽에 쌓아줄 것
  • 이때, 기존의 흙과 살짝 섞어주면 good!
  • 염분이 없는 음식찌꺼기나 채소를 줄 것
  • 달걀껍질도 좋아하니 부숴서 줄 것
  • 신문지를 잘게 찢어주면 소화에 도움이 됨

지렁이 생육환경

멋모르고 베란다 상자텃밭에 들어가 있는 지렁이 2마리가 더 이상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잘 키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지켜주어야 한답니다. 

 

  • 지렁이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통풍이 잘 되도록 유지
  •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죽을 수 있음
  • 습도 유지가 중요함(겉흙이 마르면 분무기로 조금씩)
  • 여름철에는 습도유지에 더 신경 써줄 것
  • 지렁이가 낮과 밤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기

 

어렵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쉽지도 않은 것 같은 지렁이 키우기입니다. 물론 키우다 보면 지렁이 분변토로 인해 텃밭 재배에도 도움이 되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우니 환경에도 좋지만 잘 키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갑자기 분양받아 키우게 된 지렁이 2마리, 어쩌다 키우게 되었지만 상자텃밭 안에서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지렁이 아빠가 된 둘째님에게도 축하를 보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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