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주 살기 2일차(비자림, 평대포구 근처, 세화해수욕장)
by 아몬드바나나제주도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2주간의 제주도 휴가는 말만 꺼냈지 준비라고는 남편에게 모두 미뤄버린 채, 얼떨결에 시작한 제주도 여행이 벌써 이틀차로 접어들었네요. 비자나무가 군락을 이룬 비자림과 언제나 준비가 되어있는 노상에서 라면끓여먹기, 매일매일 빠질 수 없는 해수욕장 물놀이까지 알차게 시작해봅니다.
제주에서의 2일차 시작
아침은 간단히 전날 사온 3분 함박스테이크와 멸치볶음으로 해결합니다. 사실 더포그레이스의 조식은 포장도 가능하지만(진심 훌륭합니다!) 전날 신청할까하다가 있는 것으로 대충 먹기로 하고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조식 신청하실분들은 전날 10시까지 신청해두시면 된답니다.
깨알같이 커피패스 사용하기
더포그레이스 리조트(The four grace resort)에서 약 900미터, 차로 1분 거리에 카페패스를 사용하여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온더스톤이라는 카페인데 일전에도 와 본적 있기에 큰고민 없이 (남편이) 커피를 사 왔습니다. 조깅할겸 뛰어갔다왔는데 다행히 얼음이 모두 녹기전에 돌아왔답니다.
더포그레이스 리조트의 특장점은 바로 이 수영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장하는 수영장은 진짜 투숙객들에게 인기만점입니다. 아침 일찍 로봇이 수영장 청소하는것을 지켜보며 기다리다가 오픈하자마자 수영장에 뛰어가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가네요. 방에서 지켜보니 저희 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 여럿이 기다리다 10시가 되자마자 수영장에 들어가 신나게 놉니다. 수영장은 필수코스죠.
비자림(목화휴게소는 구경만)
한바탕 수영을 마치고 비자림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비자림은 더포그레이스 리조트에서 약 20분정도 거리에 있기에 부담없이 차타고 나가기 좋아요. 가는길에 일전에 나혼자 산다에 나왔다는(보지는 못했지만) 목화휴게소가 보입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덜렁 이 휴게소 하나 있는데 앉아서 캔맥주에 맥반석에 구워주는 준치를 안주로 바다구경하는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커서 맥주라도 같이 한잔 할 수 있는 나이라면 가볼만 할 것 같은데, 아직은 어리기에 패스(매수 수요일은 휴무인 듯 합니다).
하도해수욕장을 지나 오늘 두 번째 카페패스를 사용했던 '하양한'이라는 카페를 지나 비자림에 도착했습니다. 비자림은 비자나무가 군락을 지어 있는 곳이라고 하여 비자나무숲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 비자림(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374호): 비자림은 448.758㎡의 면적에 500~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하여 자생하고 있는 숲이다. 나무의 높이는 7~14m, 직경 50~110㎝, 수관폭은 10~15에 이르는 거목들이 군집한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비자나무 숲이다.
제주 비자림 입장료는 초등생 1,500원, 어른 3,000원으로 총 9,000원을 내가 네가족이 입장했습니다. 마침 시간대별로 있는 숲 해설가 선생님이 계셨는데 저희밖에 없어서 진짜 프라이빗하게 숲해설을 들으며 갈 수 있었어요. 제주 비자림 소요시간은 한바퀴 도는데 약 1시간반~2시간정도 걸리는데, 숲 해설은 약 40분정도 진행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꼭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냥 보는 것 보다 수목의 나이며, 이름이며, 열매 등등 설명을 듣다보면 아는만큼 보이기 마련이니까요.
비자림 최고령 970년(추청) 비자나무님도 만나뵙고 왔구요, 정말 신기했던 것은 비자나무의 열매는 다 맺고 영글어 떨어지기까지 1년 5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현재 달려있는 비자나무의 열매 중 큰 것은 작년에 수정되어 맺어진 열매이고, 작은 것은 올해 수정된 열매라고 합니다. 아무튼 숲 해설을 들으며 돌아보니 모르던 것도 알게되고 숲도 달리 보여 참 좋았어요.
평대포구 근처(라면 끓여먹기)
비자림에서 나와 이번에는 바다로 가보려고 하는데, 오다가 찜해둔 바다를 가려던 차에 둘째님이 급똥으로 인하여 화장실을 찾게됩니다. 다행히 평대리에 위치한 평대포구 근처에 화장실이 있는 것을 발견해서 갑자기 차를 세우고 화장실을 찾게 되었네요. 급똥을 해결하는 사이 주위를 둘러보니 해녀분들이 작업을 하는 작업장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넓직한 평상도 있는 것이 라면 끓여먹기에 최고의 장소가 아닐 수 없는지라 곧바로 라면 끓이기 세팅에 들어갑니다.
평소 차에 구이바다와 라면, 생수와 간단한 식기류는 구비하고 다니는지라(언제 어디서든 차 세워놓고 라면 끓여먹을 준비가 되어있기에) 바로 구이바다를 꺼내 세팅을 합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구이바다에 바람막이가 하나 있었으면 했지만 바람은 막아도 막아도 마치 개마고원을 타고 넘어오듯 구이바다를 위협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적당히 라면 4개(???)를 끓여 국물까지 끝을 내고 다시 바다로 향합니다.
세화해수욕장
드디어 해수욕장 도착! 비자림도 가고, 급똥도 해결하고, 라면도 먹고 세회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해수욕장에는 사람이 적당히 있어 놀기가 딱 좋았습니다. 원래 바위 저 앞에 모래가 모두 다 땅이었는데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땅이 사라지더라구요. 저 앞에 파라솔과 캠핑의자를 설치했다가 얼른 철수하고 뒷쪽 신도시(?)로 자리를 옮겨보았습니다.
한두시간 실컷 놀았는데 점점 더 뜨거워지는 햇빛 탓에 얼굴도 몸도 까맣게 타버렸네요. 썬크림을 엄청 발랐는데도 역시 물놀이에는 장사 없는 것 같습니다. 바다생물도 꽤 많아 소라게 천국이라 그런지 다른아이들도 소라게를 엄청 잡으며 잘 놀더라구요. 제주도 바다는 잠깐만 놀아도 한두시간은 훅 지나가버리는 마성의 장소인 것 같습니다. 어느덧 밀물이 파라솔까지 밀려왔을 때 철수하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모래속에 파묻히는것도 즐거운가봅니다.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챙겨먹고 숙소 안 세븐일레븐에서 아이스크림 한개씩 사 먹으며 둘째날을 마무리해봅니다. 제가 준비한 코스는 아니지만 여행을 왔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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