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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공립학교 보내기 | 초등학교(ecole) 등록하기

by 아몬드바나나

프랑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이들 학교를 보내기 위해 여기저기 다녔던 것이다. 덕분에 2월 5일에 파리에 도착해서 2월 6일은 프랑스 한국 영사관에서 서류 공증을 받았고, 2월 7일에는 중학생 큰아이와 교육청 인터뷰를 보았다. 주말이 지난 2월 9일에는 드디어 초등학생인 둘째의 학교를 등록하러 구청을 방문했다. 
 
프랑스 한국 영사관에서 공증받기 
프랑스 공립학교 보내기 | 중학교 인터뷰 보기
 

관할 구청 등록하기

프랑스에서는 공립 초등학교에 보내려면 살고 있는 지역의 구청에 방문해서 서류를 제출한 후 배정을 받으면 된다. 2월 16일부터는 프랑스 학교가 모두 방학이기 때문에 이전에 학교를 배정받기 위해 조금 서둘러 구청을 방문했다. 
 

구청에 방문하여 입구에서 방문 목적을 이야기하니 1층이 Accueil로 가라고 하여 들어가보았다. 초등학교 등록을 위해 방문했다고 하니 3층에 위치한 사무실로 올라가라 하여 담당자를 만났다. 
 
담당자에게 아이 학교를 등록하기 위해 왔다고 영어로 말하니 본인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고 했다. 번역기를 써서 어찌어찌 의사소통을 시도했으나 솔직히 번역기를 사용해서 의사소통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TV 광고에서 보는 것 처럼 쉽고 빠르게 말하듯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했다. 
 
준비해온 서류를 제출했더니 '예방접종증명서'를 영문이 아닌 프랑스어로 번역해서 제출하라고 하여 당황했다. 카페나 다양한 경로로 알아보았을 때, 예방접종증명서는 영문으로 제출해도 된다고 들어서 따로 번역을 해오지 않았다. 담당자는 쌀쌀맞게 준비서류 목록이 영문으로 적힌 종이를 보여주며 '모든' 서류가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 예방접종증명서 영문으로 발급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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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등록 완료

포기하고 번역해서 다시 오려고 했는데 일전에 다른 서류의 번역과 공증을 도와주신 번역가님을 떠올린 남편이 예방접종증명서도 프랑스어로 번역이 필요한지 연락을 드렸다. 마침 가까운 곳에 계시던 번역가님이 한달음에 달려오셔서 통역과 서류문제를 빛의 속도로 해결해주셨다. 남편과 번역가님은 사무실로 다시 올라가고 나는 아이들과 구청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결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배정통지서를 받아들고 남편과 번역가님이 내려와 지금 바로 학교에 가야한다고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파리의 거리를 그렇게 빠른 걸음으로 쫒기듯 걸어갔다. 다행히 학교는 배정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미리 가봤던 학교로 배정되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마담(교장님)이 다행히 영어를 할줄 알았고, 곧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학교를 내일부터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이삿짐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학교가방도 없었는데, 그냥 보조가방에 연필이 든 필통만 가져오면 된다고 하여 다음날부터 학교에 바로 등교하기로 했다. 파리에 온지 닷새도 되지 않아 둘째아이는 파리의 공립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프랑스 공립학교 시스템

구청에 초등학교 등록을 마친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둘째아이가 다닐 학교의 유의사항과 준비물 목록이 적힌 종이를 받았다. 유의사항은 우리나라 학교와 비교했을 때 특별한 것은 없었다. 학교에는 사적인 물건(장난감, 휴대폰 등등)은 절대 들고오지 않아야 하고, 등교시간과 하교시간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등교시간은 오전 8시 20분부터 30분 사이인데 문이 딱 이 시간에만 열린다. 자주 늦는 아이들은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며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표가 정말 흥미로웠는데 듣던대로 점심시간이 2시간이었다. 점심을 여유있게 먹고 운동장(playground)에서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우리집 장난꾸러기 둘째는 학교 등교 첫날, 점심먹고 운동장에서 훌라후프를 멋들어지게 '목으로' 돌리다가 선생님께 제지당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6학년이 되어도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하교할 수 없다. 마침 함께 간 큰아이(13살)가 픽업해도 되냐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했다. 누구든 아이보다 나이가 많은 누군가가 와서 동행하지 않으면 하교할 수 없는 시스템은 꽤 괜찮은 것 같았다.
 

눈부신 적응력

프랑스는 6주간 공부하고 2주간 방학이 이어진다. 우리가 학교에 등록한 시점이 2주간 방학이 시작되기 3일 전이어서 둘째 아이는 학교에 3일동안 등교를 하고 첫 방학을 맞이했다. 영어도 못하고 불어는 더 못하는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내심 걱정됬지만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위해 적응반이 마련되어 있기에 그냥 남들처럼 학교에 보냈다.
 
3일동안 아이는 나름 학교를 재미있게 다녔고, '알아듣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처음이니 당연하다'는 식의 쿨한 반응으로 크게 개의치 않고 학교를 갔다. 내가 우리 아이를 저렇게 키웠던가, 신기하리만큼 즐겁게 다니는 아이를 보며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앞으로 1년동안 큰 문제 없이 잘 다니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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